의료 인공지능 전문기업 루닛이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 반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 궤도에 올라섰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닛은 2025년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370억7천700만 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173억7천만 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반기 실적 기준으로는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특히 진단 분야 인공지능 솔루션의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반기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액은 341억1천500만 원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83.9%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보다 8.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29억6천200만 원으로 다소 미미하지만 전년 대비 5.7% 증가하면서 소폭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루닛은 미국 시장에서 유방암 검진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세컨드리드 AI’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것이 이번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미국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유료 계약 전환율을 높이며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매출도 178억7천500만 원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약 46.2% 증가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이 161억7천700만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내 매출은 16억9천700만 원에 머물렀다.
루닛 측은 일반적으로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을 고려했을 때, 올해 연간 실적은 더욱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범석 대표는 “이번 실적은 루닛의 글로벌 사업 역량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특히 하반기에는 신제품 효과와 주력 AI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의 고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루닛은 향후 북미, 유럽 등 주요 의료 선진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의료 AI 분야에서의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 장기 성장 기반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