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지난해 거액을 투자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스케일AI와의 협력 관계에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메타는 수십억 달러를 들여 핵심 인재를 포섭하고 초지능형 인공지능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기대와 달리 방향성과 실행 차원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6월 스케일AI에 약 143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를 투자하며 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당시 메타는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와 일부 주요 인재들을 직접 영입하며, 이들에게 ‘메타 초지능 연구소(MSL)’의 운영을 맡겼다. 이 연구소는 사람의 인지 능력을 뛰어넘는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이 목표다.
하지만 메타와 스케일AI의 협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삐걱이기 시작했다. 왕 CEO가 데려온 고위 임원 중 한 명은 메타에서 단 두 달 만에 퇴사했고, 메타 측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스케일AI의 핵심 인재들이 실제 주요 프로젝트에는 배치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타의 투자가 회사보다 인물 개인 영입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메타 내 ‘TBD 랩스’라는 핵심 AI 연구조직은 스케일AI와의 독점적 협력에 머무르지 않고, 경쟁사인 머코르(Mercor)와 서지(Surge) 등과도 동시에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적인 협업 범위를 넘어서는 행보로,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신뢰가 낮다는 점을 방증하는 일종의 시그널로 읽힌다. 심지어 일부 메타 내부 연구진은 스케일AI의 데이터 품질이 오히려 경쟁사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메타의 투자 이후 스케일AI는 오픈AI, 구글 등 기존 주요 고객들과의 협력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사업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뒤이어 스케일AI는 지난달 전 직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2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메타와의 협력을 기회로 삼지 못하고 오히려 의존도가 커진 결과로 해석된다.
초지능 연구소 내부에서는 메타, 스케일AI, 오픈AI 출신 인력이 복잡하게 얽히며 조직 운영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외부 출신 인재들은 메타의 대기업식 의사결정 구조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고, 반대로 메타의 기존 AI팀은 권한 축소에 따른 조직 내 갈등을 겪고 있다. 실제로 오픈AI 출신 연구원 중 일부는 이미 메타를 이탈했고, 메타의 기존 생성형 AI 조직도 변화에 반발하며 이탈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메타가 급변하는 AI 생태계에서 사람 중심의 전략이 과연 기술 개발과 사업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조직 내 융합, 기술력 중심의 협력 체계 재정비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