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선이 이끄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트론(TRX)이 미국 상장을 추진하며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력 투자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트론이 SRM 엔터테인먼트를 통한 ‘우회 상장(reversed merger)’ 방식으로 미국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의 자문사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투자사 도미나리 증권(Dominari Securities)이 참여해 정치권과의 복잡한 연결 고리를 드러냈다.
관계자에 따르면 새롭게 설립될 법인은 트론의 자체 토큰 TRX를 대규모로 매입해 보유할 예정이며, 이는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의 비트코인(BTC) 투자 전략과 비슷한 방식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이 신규 법인과 관련된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직함이나 권한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우회상장 시도는 저스틴 선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및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지 약 2년 만에 본격화된 것이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행정부와 각을 세웠던 점과도 대조된다. SEC는 2023년, 저스틴 선과 그가 운영하는 기업들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당시 해당 사안은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줬다.
이후 저스틴 선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친분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대통령과 연계된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의 주요 보유자들을 위한 공식 만찬에도 참석했고, 해당 행사 직후 코인데스크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호의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트론의 이번 상장 시도는 단지 자금 조달이나 브랜드 강화에 그치지 않는다. 암호화폐 산업과 미국 정치권 간의 관계가 점점 밀접해지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생존과 확장을 위해 어떻게 전략적인 정치 연대를 택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계는 암호화폐 규제 정책의 향방에 따라 트론의 향후 성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