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와 직접 연계된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면서, 관련 입법 논의가 정치적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은 상원 표결에서 무산되었으며, 트럼프의 사적 이해관계가 제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과 스테이블코인 참여가 연방 의회 내 논란을 키우며, 민주당 측은 대통령 일가가 관여한 스테이블코인 USD1과 관련된 외국계 투자 유치 건, 바이낸스와의 연계 가능성 등에 대해 강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USD1은 아부다비 기반 투자사 MGX가 20억 달러 규모의 바이낸스 거래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시가총액이 일주일 만에 1억3000만 달러에서 20억 달러 이상으로 급등하였다.
트럼프는 자산 분리를 거부한 채 대통령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주에는 TRUMP 밈코인의 상위 보유자와의 만찬 계획까지 발표해 논란을 더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밈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공직자 이득 취득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진영은 민주당의 방해를 비판하고 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 성과를 막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본래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필요성을 공감했던 의원들마저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현재 GENIUS 법안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보다 광범위한 시장 구조 법안은 그보다 더 큰 입법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관련 정책은 일부 전문가와 업계 인사들로부터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마크 큐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개편을 환영하면서도, "밈코인 중심의 접근은 산업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 주요 인사들 중에서도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등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트럼프는 SEC를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블록체인 옹호론자인 폴 앳킨스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오는 8월까지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서명받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백악관에서는 이미 암호화폐 관련 서밋을 주최하고 코인베이스 인력 1000명 신규 채용 등 정책적 이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캐시 윤 워엄홀 법무총괄은 "대통령직을 개인적 수익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산업을 되돌리기 위한 세제 개편과 창업자 회귀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관련 영향력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