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소재 암호화폐 전문 은행 AMINA가 2024년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암호화폐 산업 내 입지를 강화했다. AMINA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9% 급증한 4,040만 달러(약 553억 4,800만 원)를 기록했으며, 운용 자산(AUM)은 136% 늘어난 42억 달러(약 5조 7,54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아시아 등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확대와 다면적인 사업 확장을 바탕으로 이 같은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2019년 스위스 취리히에 설립된 AMINA는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 아부다비 금융서비스규제청(FSRA),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인가를 받아 안정적인 규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기존 브랜드 SEBA에서 AMINA로 사명을 변경하며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의 융합을 본격화했다.
프란츠 베르그뮐러(Franz Bergmueller) AMINA CEO는 “2024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을 무엇보다 뜻깊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팀워크와 전략의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AMINA는 다국적 인가 체계, 연중무휴의 거래 서비스, 5년간 연체율 ‘0’의 대출 포트폴리오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유입된 순자산만 8억 100만 달러(약 1조 974억 원)에 달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파생상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이는 리스크 헷징을 위한 도구로 비트코인(BTC) 기반 파생 상품을 찾는 고객이 증가한 흐름을 반영한다. AMINA는 이와 함께 자체 구축한 디지털 플랫폼을 올해 중 출시할 예정이다. API 기반으로 설계된 이 시스템은 개인(B2C)뿐 아니라 기업(B2B), 그리고 기업 대 소비자(B2B2C)를 아우르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경제적 체력도 탄탄하다. 마이크 포이(Mike Foy)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은 228%로 전년 219%보다 높아졌고, 핵심 자기자본 비율(CET1)은 규제 기준치의 두 배를 넘는 34%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확장 과정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국제 사업 부문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아부다비 지점 수익은 연간 기준 150%, 홍콩은 무려 570%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MINA는 내년까지 B2B2C 파트너사를 현재 약 20곳에서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AMINA는 작년 11월 스위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생갈렌 주립은행(St.Galler Kantonalbank)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디지털 자산 수탁 및 중개 서비스 제공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MINA는 스위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 은행이라는 수식어를 다시금 입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