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인 2011년 6월 19일,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비트코인(BTC)의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했다. 당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Mt. Gox)에서 벌어진 이 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17달러에서 0.01달러(약 14원) 이하로 폭락했다. 그 폭락률은 무려 99.4%에 달했다.
문제의 원인은 거래소 내부 시스템의 *기술적 결함*이었다. 오류로 인해 음수 가격 주문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대규모 매도 요청이 쏟아졌다. 시장은 극도로 얇은 유동성 탓에 순식간에 무너졌고, 수많은 사용자들이 수초 만에 자산을 잃었다. 암호화폐 유튜버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X(구 트위터)에 다시 조명하며, 당시 비트코인을 0.01달러에 100달러(약 13만 9,000원)어치 매수했다면 현재 기준으로 약 14억 달러(약 1조 9,460억 원) 이상의 가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장 사례는 ‘잠자는 지갑’에서도 흔히 목격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10~15년간 휴면 상태였던 지갑이 다시 활성화되며 수십억 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한편 이번 기념일은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도 다시금 주목받게 했다. 2014년 이 거래소는 약 85만 BTC를 해커에게 도난당해 파산했고, 이는 당시 유통 중이던 비트코인의 약 7%에 해당했다. 다행히 2024년 ‘잊혀진 지갑’에서 발견된 20만 BTC가 일부 피해자들에게 배분되기 시작했으며, 총액 기준 약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올해 3월 마지막으로 이동되며 사실상 보상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추억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술 리스크, 거래소 신뢰, 유동성 문제 등 암호화폐 시장의 태생적 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상징적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극단적 변동성이 가져올 수 있는 기회의 이면도 존재함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