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주말 사이 급락하며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7억 달러(약 9,73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번 변동성 확대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직접 공습을 감행하면서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향후 2주간은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방향의 돌발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비트코인은 이번 사태로 인해 한때 101,000달러(약 1억 4,039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해 현재는 102,500달러(약 1억 4,248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자료에 따르면, 하루 만에 청산 규모가 55% 이상 급증했으며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예측 불가능한 지정학적 위기를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공포는 알트코인 시장에도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 이더리움(ETH)은 7% 넘게 하락했고, 솔라나(SOL) 역시 6% 이상 내렸다.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링크(LINK), 수이(SUI) 등 대다수 중소형 코인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하락폭을 키웠다. 그 중에서도 애프트토스(APT), 버추얼스 프로토콜, 인젝티브(INJ)는 10~13% 가까이 빠지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다만, LEO 토큰은 시가총액 상위 50개 코인 중 유일하게 이날 평균 수준을 유지하며 나홀로 반등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들이 전략군 배치와 관련한 대응에 착수하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정세가 암호화폐 시장에 어느 정도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시장 참가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