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Federal Reserve Chair Jerome Powell) 의장이 미 의회에 출석해 금리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내 정치적 압박과 지정학 리스크, 인플레이션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비트코인(BTC)은 9만 8,500달러(약 1억 3,697만 원)까지 급락했다.
파월 의장이 증언에 나서게 된 이번 상황은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한 연준의 결정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파월을 “무능한 바보”라고 비난하며 2~3%포인트의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빠른 속도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과 크리스토퍼 월러 역시 7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23%, 9월에는 82%까지 치솟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과연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완화적 신호를 보낼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세는 비단 금리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부과를 암시한 무역 관세가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은 관세 쇼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이 관세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언급할 경우, 시장의 반응은 극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군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된 점도 우려를 키웠다. 금과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경우, 연료 가격 폭등과 함께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파월 발언의 무게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파월 의장의 이번 증언은 암호화폐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하며 향후 몇 달간의 흐름을 가다듬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금리 인하를 암시한다면 암호화폐는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지만, 유보적인 태도 유지 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또 한 번의 혼돈이 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