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단 하루 만에 약 278조 원 규모(약 2,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잃으며 대규모 조정을 겪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XRP 등 주요 자산들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체 시장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된 양상이다. 이번 하락은 롱 포지션 청산(long squeeze)과 차익실현 매물, 과열된 투자 심리의 반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핵심 저항선이었던 12만 달러 선을 지키지 못하고 11만 8,300달러(약 1억 6,493만 원)까지 하락했다. 기술적 차트에서는 하락 삼각형 패턴이 나타나며,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다만 50일 이동평균선인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 선을 일시적 지지선으로 삼고 반등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상대강도지수(RSI)가 60선을 상회하고 있어 과매도 국면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조정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더리움은 3,600달러(약 500만 원)를 웃도는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평균선을 지켜낸 점과 최근 거대 고래 주소들의 대규모 매수 흐름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전체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이더리움도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을 피하기는 어렵다.
시장 전반의 지표도 경계심 고조를 반영한다. ETF 순유입액은 급감했으며, 전체 시총은 약 3.84조 달러(약 5,338조 원)로 축소됐다.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67(탐욕) 수준으로, 직전의 과열된 심리를 보여줬다.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국면에서 급격한 하락이 발생한 셈이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36으로, 비트코인이 여전히 61.2%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은 전체 시장의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다른 자산군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비트코인이 11만 4,000달러(약 1억 5,846만 원) 선을 방어할 수 있는가, 둘째, 이더리움이 3,500달러(약 486만 원)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가다. 이 두 지지선이 무너지면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안정적으로 버틴다면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급락을 일시적인 조정으로 보고 재진입 구간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그러나 상승 재개까지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과 신중한 시장 탐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장기 펀더멘털에 집중하면서도 단기 리스크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