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BitMEX)가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 '앵커와 천장: 펀딩비 구조의 이해'에 따르면, 전체 거래 기간 중 92% 이상의 시간 동안 펀딩비가 양(positive) 상태를 유지하는 구조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펀딩비 역학이 구조적으로 예측 가능하다는 점을 기반으로, 이를 활용한 고도화된 전략적 트레이딩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perpetual swap) 가격과 현물 가격 간 괴리를 조정하기 위한 주기적 교환 수수료로, 통상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간 금액을 주고받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번 연구는 비트멕스를 포함해 바이낸스(Binance)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등 주요 거래소의 2025년 3분기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구조를 규명했다.
첫 번째 주요 요인은 '앵커(Anchor)' 역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기한 선물의 펀딩 공식에는 기본적으로 0.01%의 내재 이자율(interestrate)이 적용되며, 이는 시장 전반의 펀딩비를 이 기준선으로 끌어당기는 구조적 중력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데이터를 보면, 해당 분기 동안 전체 펀딩비는 92%의 기간 동안 플러스 구간을 유지했으며, 일부 계약은 현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었음에도 펀딩비는 여전히 양(positive)을 유지했다.
두 번째 요인은 '천장(Ceiling)' 역할이다. 기관자금의 대규모 유입은 펀딩비 급등을 제어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펀딩비가 급격히 상승하면, 효율적인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단기적으로 숏 포지션으로 공략하면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펀딩비를 다시 안정적으로 되돌리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적 상한선이 펀딩비의 극단적 상승을 자연스럽게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비트멕스의 펀딩비 안정성이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무기한 선물에서 각각 78.19%, 87.52%의 기간 동안 펀딩비가 정확히 0.01%에 머무르며, 타 거래소 대비 높은 예측 가능성과 가격 안정성을 보였다. 특히 하이퍼리퀴드는 상대적으로 펀딩비의 변동성이 컸으며, 이는 효율성 면에서 비트멕스의 우위를 강조한 대목이다.
비트멕스 CEO 슈테판 루츠(Stephan Lutz)는 "우리가 무기한 선물을 발명한 이후, 이 파생상품 시장은 이제 전환점에 와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단순 심리가 아닌 구조적 요인이 펀딩비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명징히 밝힌 것으로, 펀딩 레이트 트레이딩이라는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이 도래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