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이용자들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도 주문과 입금 증가가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하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펀딩비가 사흘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5년 들어 드문 현상이며, 이는 시장 전반의 단기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크립토퀀트 소속 애널리스트 COINDREAM은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매도 심리가 퍼질 경우 암호자산 전체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플랫폼 내 입금량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7일 이동평균 기준 입금 횟수가 오르고 있다는 점은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도 눈길을 끈다. 거래소 내 시장가 매도 주문 비중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것이다. 보통 시장 바닥 근처에서는 매도 비율이 줄어들고, 상승 전환 시점에는 0.52를 상회하는데, 현재 바이낸스의 매도 비율은 이미 0.52를 넘은 상태다. 분석가는 “이미 큰 폭의 조정이 있었음에도 매도 비율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거래자들의 매도 심리는 되레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불과 며칠 전 발생한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암호화폐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이벤트를 겪었으며, 약 1,600만 명의 투자자가 영향을 받으며 시총 기준 약 190억 달러(약 26조 4,100억 원)가 증발했다. 바이낸스는 해당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에게 2억 8,300만 달러(약 3,933억 원)를 보상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많은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을 ‘시장 리셋’으로 간주하고 있다.
암호화폐 평론가 닥터 프로핏(Dr. Profit)은 "이번 급락으로 과도한 레버리지가 제거되면서 시장은 매수·매도 세력 모두에게 보다 균형 잡힌 구도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COINDREAM은 “현재 바이낸스 사용자들의 행동 변화를 볼 때, 당분간 신중한 분위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들은 일부 반등했지만, 여전히 폭락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증시 등 외부 거시경제 지표의 흐름이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는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선을 유지할 경우 사상 최고가 영역을 다시 노릴 수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당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하방 쪽으로 기울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