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연관된 암호화폐 거래소 그리넥스(Grinex)가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번 공격으로 약 10억루블, 1300만달러어치 자산이 탈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연계 크립토 인프라의 보안 취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러시아 연계 거래소 그리넥스, 해킹 피해로 서비스 중단…약 1,300만달러 도난
그리넥스, ‘비우호국’ 배후 주장
13일(현지시간) 그리넥스는 이번 공격이 ‘외국 정보기관’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거래소는 해킹의 ‘디지털 흔적’과 수법이 “전례 없는 수준의 자원과 기술”을 보여준다며, 배후가 ‘비우호국’ 소속 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리넥스는 또 이번 작전이 러시아의 금융 주권을 직접 해치기 위해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공격 경로나 피해 자산의 최종 규모는 현재까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엘립틱, ‘가란텍스’와의 연관성 주목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은 그리넥스가 키르기스스탄에 등록돼 있지만 러시아와 강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엘립틱은 그리넥스를 러시아 루블을 암호화폐로 바꾸는 주요 거래 채널 중 하나로 평가했다.
특히 그리넥스의 성장 배경에는 제재를 받아온 러시아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가 있다고 봤다. 가란텍스는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제재를 받았고, 랜섬웨어와 다크넷 시장, 국가 지원 해킹 조직과 관련된 수억달러 규모 자금세탁에 연루된 곳으로 지목돼 왔다.
A7A5 스테이블코인과 제재 회피 논란
엘립틱에 따르면 그리넥스와 가란텍스는 사실상 같은 소유·운영 구조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가란텍스가 사실상 중단된 뒤에는 유동성과 이용자 상당수가 그리넥스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넥스는 또 루블 연동 스테이블코인 ‘A7A5’의 핵심 거래 플랫폼으로도 지목됐다. 이 토큰은 러시아의 제재 회피 시도와 연관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1000억달러 이상을 이동시키는 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연계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제재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대형 거래 인프라가 사이버 공격 한 번에 멈출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