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의 디지털 자산 편입 비중이 ‘1% 체험’ 수준을 넘어 구조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후안 레온(Juan Leon) 선임 투자 전략가는 이번 주 폴 배런(Paul Barron)과의 대담에서 “기관과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가 전통적으로 1~5%로 제한해 온 암호화폐 비중이 향후 몇 년 안에 10% 수준까지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레온은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비트코인(BTC)이 8만달러선 재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엑스알피(XRP)도 탄력을 받는 등 시장 심리 배경이 강해졌다고 짚었다. 그는 “모건스탠리($MS)가 최근 7% 편입을 권고했다”며 “과거 1%였던 것이 이제 3~5%로 이동했고, 일부 기관은 그 이상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은 ‘하드에셋’, 알트는 ‘성장’…역할 분화
레온은 포트폴리오 내 역할 분화도 강조했다. 비트코인(BTC)은 인플레이션 헤지 성격의 ‘하드에셋’ 수요를 흡수하는 축으로, 이더리움(ETH)·솔라나(SOL)·엑스알피(XRP) 등은 네트워크 확장성과 사용처 증가에 기반한 ‘성장’ 스토리를 담는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관점은 기관이 암호화폐를 단일 자산군이 아니라 위험·수익 특성이 다른 세부 바스켓으로 나누어 관리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특히 규제 명확성이 개선될수록 ‘비중 확대’ 논의는 가격 전망보다도 포트폴리오 설계 논리, 즉 분산 효과와 장기 테마 투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플 스테이블코인 RLUSD 급성장, XRP 효용론에 불
대담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 중 하나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성장세였다. RLUSD는 XRP 레저(XRP Ledger) 위에서 운용되며, 지난 1년 사이 시가총액이 약 10배 가까이 불어나 대략 1억~2억달러 수준에서 15억~19억달러로 커졌다는 게 레온의 설명이다. 원달러환율(1달러=1482.50원)을 적용하면 약 2조2200억원~2조8200억원 규모다.
레온은 이런 확장이 ‘우연’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지난해 워싱턴에서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GENIUS Act’를 기점으로 RLUSD가 틈새 상품에서 ‘결제 레일’로 격상됐다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경로를 확보하고 실물자산 토큰화가 가속화될수록 RLUSD의 존재감이 XRP의 유틸리티(사용처)를 뒷받침하는 논거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XRP는 투기가 아니라 인프라”라는 기관의 시선
배런이 “투자자들이 XRP를 다른 크립토 ETF와 다르게 보느냐”고 묻자, 레온은 “기관은 XRP를 ‘투기 토큰’이 아니라 핀테크 인프라로 산다”고 답했다. 국경 간 결제, 해외송금,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 그리고 리플의 재무관리 관련 인수로 확장된 프라임 브로커리지(기관 대상 종합 금융서비스) 구상이 하나의 투자 논리로 엮인다는 설명이다.
레온은 XRP를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자산이면서 동시에 금융 배관(financial plumbing)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표현하며, 기관들이 다면적 성장 기회로 바라본다고 강조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대기 중인 대규모 현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디지털 자산 비중 확대와 함께 XRP 같은 ‘인프라형’ 테마에 대한 재평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