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레이딩 기업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가 파산한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 측이 제기한 내부자거래 의혹 소송을 각하해 달라며 연방법원에 신청했다. 테라 생태계 붕괴를 악화시킬 정도로 ‘내부자거래’를 했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제인스트리트의 핵심 논리다.
제인스트리트는 2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각하 신청서에서, 이번 소송이 “테라폼이 시장에 저지른 사기(fraud)의 비용을 대신 치르라며 현금을 뜯어내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테라폼은 이제 자신들이 제인스트리트의 거래로 피해를 봤다고 말하지만, 제인스트리트와 무관한 테라폼의 사기 스킴은 이미 기소·판결·처벌까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관리인 토드 스나이더, “비공개 정보 받았다” 주장…제인스트리트는 부인
이번 소송은 법원이 선임한 테라폼의 관리인 토드 스나이더(Todd Snyder)가 지난 2월 제인스트리트와 공동창업자 로버트 그래니어리(Robert Granieri), 직원 브라이스 프랫(Bryce Pratt)·마이클 황(Michael Huang)을 상대로 제기했다. 스나이더는 이들이 “테라폼 내부자”로부터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받은 뒤 테라 관련 토큰을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인스트리트는 테라 연동 토큰 거래가 ‘내부정보’가 아니라 시장에서 관측 가능한 신호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원 문서에 인용된 제인스트리트 측 설명은 “투자자들은 붕괴의 공개된 징후를 봤고, 회사 역시 시장이 눈에 띄게 무너지는 국면에서 악화되는 투자자산을 매도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테라USD 디페그로 400억달러 증발…“붕괴 원인 이미 법원이 판단”
테라 생태계는 2022년 5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TerraUSD)가 1달러 페그(가치 연동)를 급격히 상실하면서 붕괴했다. 테라USD와 강하게 연결된 루나(LUNA) 가격이 연쇄적으로 폭락했고, 시장 가치 약 40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을 $1=1,483.80원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59조3,520억원 규모다.
제인스트리트는 붕괴의 핵심 원인이 이미 사법 절차에서 정리됐다는 점도 부각했다. 테라폼 창업자 권도형은 공모 및 전신사기(wire fraud) 혐의로 유죄를 인정(plead guilty)했고,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을 들어 “테라폼의 붕괴 원인은 법원이 이미 판단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가장 큰 매도는 정보 공개 10분 뒤”…제인스트리트, 소송 기각 및 재소 금지 요청
제인스트리트는 테라폼 측 주장이 소장 자체에서 모순된다고도 지적했다. 테라폼이 문제 삼는 제인스트리트의 최대 테라USD 매도가 ‘중요한 비공개 정보’가 시장에 보였다고 주장하는 시점으로부터 10분 뒤에 이뤄졌다는 설명을 근거로, 내부정보를 이용한 선행 매매라는 프레임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이다.
또 테라폼이 2022년 5월 초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을 새로 전환하던 시기 제인스트리트가 더 많은 토큰을 매도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제인스트리트가 전달받았다는 “중요한 비공개 정보”가 무엇인지 특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인스트리트는 사전 증거개시를 거쳤는데도 ‘뒷채널 소통(back-channel communications)’을 언급할 뿐 해당 타이밍을 공개한 단 하나의 커뮤니케이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같은 취지의 재소가 불가능하도록 ‘편견 있는 기각(with prejudice)’ 결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