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넥슨 지주회사인 NXC로부터 상속세 목적으로 물납받은 주식의 매각에 애를 먹고 있지만, 해당 주식에서 상당한 배당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납 주식의 현금화에 난항을 겪는 와중에도 정부는 배당을 통해 세수 확보에 일부 숨통을 트고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가 10월 7일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금까지 NXC로부터 총 127억8천만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해당 배당은 넥슨 창업자인 고 김정주 전 회장의 유족이 지난 2023년 2월 상속세 납부 수단으로 정부에 넘긴 NXC 주식에서 발생한 것이다.
김정주 전 회장의 배우자인 유정현 현 NXC 의장과 그 일가는 NXC 주식 85만1천968주를 상속세로 물납했다. 당시 정부는 이 비상장 지분의 평가 가치를 약 4조7천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단순한 자산 가치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반영한 수치다. 하지만 이처럼 규모가 큰 비상장 주식을 시장에서 통째로 소화하기는 쉽지 않아, 정부는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친 공개 매각 시도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배당 수익은 꾸준히 발생해, 2023년 4월에는 34억1천만 원, 같은 해 12월에는 42억6천만 원이 정부에 배당금으로 들어왔다. 올해 4월에는 이보다 더 많은 51억1천만 원이 배당됐다. 비상장사임에도 NXC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정부는 당장 주식을 매각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현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세 번째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간 상태지만, 여전히 고평가된 가격에 대한 시장의 부담이 커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차규근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급하게 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시간 여유를 갖고 적정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키는 쪽이 국가 재정에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정부가 상속세 물납 제도를 운영하는 데 있어 현금화 가능성과 수익 구조를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논의를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상장 주식의 처분 문제는 세수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만큼, 더욱 정교한 매각 전략과 투자자 유치 방안이 요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