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이 지난해 조성한 정책펀드 규모가 당초 목표를 뛰어넘으며, 민간 투자 유도와 산업 지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성액은 총 3조 4천400억 원으로, 전체 세 개 펀드 모두에서 계획치를 넘어섰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혁신성장펀드는 목표액 3조 원을 약간 초과한 3조 1천400억 원이 조성됐다.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펀드는 1천800억 원을 계획했지만 실제로는 1천900억 원이 마련되었다. 원전산업 성장을 겨냥한 펀드 역시 1천억 원 목표에 1천100억 원이 조성되며 순항했다. 평균 달성률은 세 펀드 모두 100%를 넘겼으며, 원전산업성장펀드는 110%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펀드 조성은 일정 부분에서 민관 협력의 성과로 해석된다. 통상 정책펀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일정 비율을 재정으로 출자하고, 나머지 금액을 민간 투자자나 금융기관을 통해 채우는 방식이다. 산은은 이런 조성 구조 하에서도 해마다 목표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2018년 출자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2025년까지 누적 조성액이 32조 5천억 원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재정 출자금 2조 5천억 원을 기반으로 13배에 달하는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른바 '재정 승수효과'가 높았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자금경색 우려가 커졌던 지난해는 펀드 조성이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었다. 홈플러스 유동성 위기 등 대형 유통업체의 재무불안이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끼쳤고, 그 여파로 민간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산은은 투자자의 수요와 업종별 전망을 정밀하게 분석한 끝에 경쟁력 있는 운용사와 민간 출자자를 선별해 흡수하면서 목표 초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번 펀드들의 추가 모집기간은 오는 3월까지다. 따라서 최종적인 조성총액은 현재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향후 펀드 운용이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산업의 자금경색을 해소하고 구조적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앞으로 정부 정책기조와 산업은행의 자금 집행 여하에 따라, 국내 전략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자본시장 활력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