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3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높여 잡으면서, 수출 회복이 경기 전반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미·이란 전쟁 이후의 경제 전략을 생각하며’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제시한 1.9%에서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1.0%와 비교하면 1.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최근 경기 흐름을 다시 평가한 결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는 반도체 호황이 꼽혔다. 세계 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을 이어가는 데다, 고유가로 수출 단가까지 오르면서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지난해 774억달러에서 올해 1천522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이 늘면 기업 실적과 설비투자, 고용 여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
반면 내수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할 수 있다고 봤다. 국제유가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물가 상승 압력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원은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출과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편성이 이런 내수 둔화를 일정 부분 막아줄 것으로 분석했다. 추경은 통상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을 때 정부가 재정을 추가로 투입해 소비와 투자를 떠받치는 정책 수단을 뜻한다.
연구원은 동시에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지정학적 위험이 더 커지거나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따라 추가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지금 예상하는 경기 회복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대외 불확실성 극복을 꼽으면서, 미·이란 전쟁 충격이 세계 경제 질서와 공급망 구조를 바꿀 가능성에 대비한 유연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추경을 빠르게 집행해 내수 활력을 높이고, 특정 국가와 품목에 치우친 수출 구조를 넓혀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느냐, 그리고 정부가 내수 보강과 대외 리스크 대응을 얼마나 신속하게 하느냐에 따라 실제 성장 경로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