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과 주택도시기금 출자 지연 같은 공급 현장의 걸림돌을 직접 풀기 시작하면서 일부 주택 사업장은 착공과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16일 주택공급 지원센터를 통해 접수한 현장 애로사항 24건 가운데 당장 해소가 가능한 4개 사업장에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원센터는 지난달 29일 출범한 뒤 2주 동안 복수 제출 사례를 포함해 모두 30개 사업장, 약 1만5천가구 규모의 어려움을 접수했다. 최근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사업성이 약한 현장일수록 금융 조달이 막히는 사례가 늘었는데, 정부가 이런 병목을 줄여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선 서울 용산구의 136가구 규모 주상복합 사업장은 이달 말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본 프로젝트파이낸싱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이나 초기 사업비를 대기 위해 쓰는 단기 자금인데, 만기 안에 본 피에프 대출로 갈아타지 못하면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국토부는 통상 2개월가량 걸리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심사 기간을 앞당겨, 요건을 충족하면 이달 안에 피에프 보증이 발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보증은 금융기관이 자금을 빌려줄 때 위험을 낮춰주는 장치여서, 발급 시점이 빨라지면 사업 추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경기 평택시 지산동의 855가구 규모 공동주택 사업장에는 분양가 산정 문제가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 지역은 구도심에 있어 비슷한 분양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적정 분양가를 정하기 어렵고, 이는 다시 시공사 선정과 금융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졌다. 이에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적정 분양가 산정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해 사업자가 피에프 보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국토부는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입지 특성을 반영한 인공지능 기반 적정 분양가 산정 방식을 연내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오른 자재비를 적정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정비해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상승이 사업성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꼽혀온 만큼, 분양가 산정 기준 조정은 공급 회복의 중요한 변수로 볼 수 있다.
공공지원민간임대 분야에서는 기금 출자 심사 지연 문제가 다뤄졌다.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585가구 사업장과 경기 화성 장안의 1천595가구 사업장은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속한 주택도시기금 출자 심의를 요청했지만, 신청 사업장과 예산 수요가 함께 늘면서 적기 심사가 쉽지 않았다. 국토부는 7월 초부터 기금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들 사업장을 포함한 대기 사업장의 출자 요건 충족 여부를 신속하게 심의하고, 연내 착공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20개 사업장에서는 도시계획 규제 합리화, 멸실 예정 주택을 담보로 한 사업자 대출 허용, 자금 조달 지원, 매입임대 사업의 신속 추진 같은 건의가 접수됐다. 국토부는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은 바로 지원하고, 제도 개편이 필요한 과제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현장 의견을 수시로 반영해 공급 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개별 사업장의 자금 경색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지연을 줄여 주택시장 불안 요인을 낮추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