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랩스가 지난 PULSE 보고서에 이어, 국내 상장사들의 암호화폐 전략을 종합 분석한 두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공시 의무화 이후 드러난 기업들의 자산 보유 현황과 재무 전략을 집중 조명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확대, 전환사채(CB) 활용, 원화 스테이블코인 진출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보유 규모 3,120억 원…제도화 효과 가시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의 가상자산 보유 규모는 2022년 하반기 2,010억 원에서 2024년 하반기 3,120억 원으로 55% 성장했다. 2024년 1월 시행된 공시 의무화가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적극적 자산 편입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두 기업의 행보
비트맥스는 551 BTC(874억 원)를 보유하며 국내 최대 보유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위메이드는 자체 토큰 위믹스와 함께 223 BTC, 310 ETH를 보유하며 게임·블록체인 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네오위즈홀딩스는 547 ETH와 클레이튼, 테더, 위믹스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9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카카오, 셀트리온, 넷마블 등 대기업의 참여 역시 가상자산이 제도권 투자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CB 활용 ‘무한 머니 글리치’ 전략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전환사채 활용이다. 비트맥스는 1,000억 원 규모 CB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했고, 30일 만에 135%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바이오기업에서 디지털자산 전문 플랫폼으로 전환을 선언했으며, 앱트뉴로사이언스는 미국 자회사를 통한 우회 투자 전략을 활용했다. 이니텍은 안정적 CB 인수 구조로 꾸준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보고서는 CB 발표 기업들의 30일 평균 수익률이 79%에 달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격전지 부상
보고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차세대 격전지”로 규정했다. 이니텍은 자회사 케이클원을 설립해 ‘KRWIN’ 발행을 본격화했고, 다날은 20개 상표권을 선점했다. 네이버페이는 두나무와 합작법인을 구상하며 3천만 사용자 기반을 결제 시장에 연결할 계획이다. 갤럭시아머니트리, 코나아이, 쿠콘 등도 각각 지역화폐·결제·데이터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발표 기업들의 평균 30일 주가 상승률은 17.15%로 집계됐다.
전망과 과제
토큰포스트 랩스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상장사들의 가상자산 전략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 기업 본업과 결합한 신사업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도한 밸류에이션, 레버리지 리스크, 불확실한 규제 환경은 여전히 주요 위험 요소로 지적됐다.
연속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제도화로 제시된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과 기업들의 차별화된 전략을 동시에 담아내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