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4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반도체 관련 호재를 바탕으로 장 초반 일제히 올랐다. 시장은 물가 부담이 다시 커졌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 가능성과 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강한 흐름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 39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0.66포인트(0.58%) 오른 49,983.8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50포인트(0.44%) 상승한 7,476.75, 나스닥종합지수는 101.97포인트(0.39%) 오른 26,504.31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매우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고, 양국 협력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오는 9월 24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밝혔고, 시 주석 역시 이번 만남을 역사적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관계가 공급망과 교역,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시장은 이번 회담을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라 향후 경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술주 강세도 지수 상승을 떠받쳤다. 미국 상무부가 이미 약 10개 중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H200 칩 구매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엔비디아 주가는 2.65% 올랐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고성능 반도체 거래가 허용되면서 관련 기업의 실적 기대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산업재가 강세를 보인 반면 통신과 헬스케어는 약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과 약 4천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뒤 15.85% 급등했다. 반면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는 1분기 조정 순이익이 2천30만달러에 그쳐 시장 예상치 2천390만달러를 밑돌면서 주가가 10% 넘게 밀렸고, 결제업체 클라나는 1분기 매출이 10억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아 11.79% 뛰었다.
경제지표는 혼조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미국 소매 판매는 계절조정 기준 7천570억8천500만달러로 전월보다 0.5% 증가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9% 늘어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수입 물가는 전달보다 1.9% 올라 시장 전망치 1.0%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2022년 3월 2.9%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수입 물가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 가격의 변화를 뜻하는데, 이 지표가 크게 오르면 향후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당장 긴축 우려보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중심의 성장 기대에 더 무게를 실었다.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친코타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신호에도 시장이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기술주, 특히 반도체를 둘러싼 기대감과 미·중 정상회담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주요 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보다 0.92% 오른 5,915.19에 거래됐고, 영국 FTSE100 지수는 0.37%, 독일 DAX 지수는 1.17%, 프랑스 CAC40 지수는 0.78% 상승했다. 다만 국제 유가와 관련해서는 기사 서두의 상승 언급과 달리, 같은 시각 2026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장보다 0.79% 내린 배럴당 100.22달러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날 금융시장은 물가 압력이라는 부담을 안고도 미·중 관계 완화 가능성과 기술주 강세에 반응하는 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양국 정상외교의 후속 조치와 미국의 추가 물가 지표, 반도체 수출 규제 방향에 따라 이어지거나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