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도로에서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 배경에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로 사정과 구호품 수송에 대한 안전 확보 미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 공보국은 8월 6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전날 밤 중부 지역에서 구호품 트럭 한 대가 전복되면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보국은 해당 트럭이 이스라엘군의 통제에 따라 폭격 피해를 입은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차량이 안전하지 않은 노선을 택하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측은 “운전자들이 여러 주 동안 음식과 생필품을 기다려 온 주민들로 가득한 거리 속을 지나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 같은 혼란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또한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고의적으로 민간 트럭의 안전 확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제사회와 유엔 등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문제는 이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요르단에서 가자지구로 구호물자를 보내는 다른 트럭 행렬들도 긴장 속 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요르단 정부는 자국에서 출발한 구호품 트럭 30대가 요르단강 서안 통과 중 유대인 정착민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인해 트럭 운행이 일부 지연됐으며, 며칠 전에는 트럭 일부가 되돌아가거나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요르단강 서안은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으로, 이후 민족주의 성향의 유대인 정착촌이 조성됐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 지역 정착촌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 인도적 구호 활동이 점점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반복되는 교란과 공격 사례는 가자지구에 대한 국제적 인도 지원의 흐름을 위축시킬 수 있다. 현지 안정을 위한 국제기구의 개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인근 국가 간의 긴장 고조 속에서 구호 경로의 안전 확보 문제는 더욱 중요한 외교적·인도적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