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럴 브랜드 애버크롬비 앤 피치(ANF)의 주가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장전 거래에서 27% 급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상향된 연간 매출 전망이 투자자 신뢰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애버크롬비는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 1.59달러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1억 달러(약 1조 5,84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인 EPS 1.41달러, 매출 10억 6,000만 달러(약 1조 5,260억 원)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기존점포 매출(Comparable sales)이 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인 2.3%를 웃돌았고, 지역별로는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는 애버크롬비 매출이 4% 감소했지만, 자회사 홀리스터에서는 2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를 충분히 상쇄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올해 전체 매출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5%에서 3~6%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연간 EPS 예상 범위를 종전 10.40~11.40달러에서 9.50~10.50달러로 하향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해 예상되는 5,000만 달러(약 720억 원) 규모의 관세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전망도 제시됐다. 회사는 매출이 3~5% 증가하고 EPS가 2.10~2.3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매출 성장률 4.1%, EPS 2.56달러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한편 이날 발표 전까지 애버크롬비 주가는 연초 대비 약 50% 가까이 하락한 상태였다. 하지만 뛰어난 실적과 비교적 신중한 가이던스가 동시에 제시되면서 투자자들은 재평가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상으로는 회복세 초입에 불과하지만, 소비 심리 회복과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이 더해질 경우 반등 탄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