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바이(BBY)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8% 넘게 급락하며 S&P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회사가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미중 및 미·멕시코 간 관세 충격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빠르게 위축시켰다.
베스트바이는 2026 회계연도 전체 매출 가이던스를 411억~419억 달러(약 59조 2,000억~60조 3,000억 원)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은 414억~422억 달러(약 59조 6,000억~60조 8,000억 원)였다. 같은 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15~6.30달러로, 기존의 6.20~6.60달러에서 하향됐다. 매출 대비 영업 성과를 나타내는 비교점포 매출 성장률도 기존 '0~2% 증가'에서 '–1%~+1% 사이'로 낮췄다.
이번 가이던스 조정의 핵심 원인은 관세다. 매트 빌루나스 CFO는 “현재의 관세가 올해 내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조정된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라며 “소비자 행동은 기존 분기와 유사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바이는 전체 제품 공급의 55%를 중국에서, 20%는 멕시코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두 나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고율 관세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고 있다.
1분기 실적도 혼재됐다. 조정 EPS는 1.15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은 87억 7,000만 달러(약 12조 6,000억 원)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비교점포 매출은 0.7% 감소하며, 시장이 예상한 0.2%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올 들어 베스트바이 주가는 25% 가까이 하락했다. 고관세 부담과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불거지며 성장 모멘텀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지출 패턴이 완만한 회복세에 그치는 가운데, 가격 인상 요인을 전가하기 어려운 전자제품 유통업에선 관세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베스트바이는 물론 타 유통업체 전반이 구조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