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S&P500과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 기대와 AI 테마주의 복귀는 물론, 미·중 무역 긴장 완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P500 지수는 한 달 동안 6.2%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무려 9.6% 급등했다. 월 초 고용지표에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가 나오자 투자심리가 안정됐고,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갈등 완화 의지를 시사하며 관세 인하 협상에 나서자 관련 업종이 반응했다. 특히 미·중 양국이 상호 관세를 90일간 일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하자 중순 이후 랠리가 본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더불어 대규모 무역 협정 추진, 의회 내 세금 감면 법안 통과 가능성 등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특히 '원 빅 뷰티풀 빌'로 불리는 감세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기술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AI 열풍도 다시 증시에 불을 지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는 37%,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26% 급등하며 각각 S&P500 내 두 번째,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NVDA)는 무역 완화 소식과 함께 강력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4%나 올랐다.
특히 테슬라(TSLA)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일론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내놓고 회사의 장기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밝히자 안도감이 커졌다. 테슬라는 6월부터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AI 기업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행보는 테슬라 주가를 23% 끌어올렸다.
반면 의료섹터는 거센 역풍을 맞았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은 CEO 갑작스러운 사임, 연간 실적 가이던스 철회, 연방수사국의 사기 의혹 조사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25%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다우지수 상승률을 S&P나 나스닥보다 크게 둔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였다. 다우지수는 5월 한 달간 3.9% 상승에 그쳤다.
엘리 릴리(LLY)도 18% 하락하며 제약섹터 내 두 번째로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고가의 GLP-1 계열 체중감량 약물이 공공요금 인하 명령의 타깃이 되면서 규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2일 약값 인하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도 제약주에 부담을 안겼다.
종합하면, 안정된 경제지표와 무역 마찰 완화를 향한 정지작업, 그리고 AI 기대감의 재점화가 5월 증시를 끌어올린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섹터별 쏠림이 강해진 만큼 향후 실적과 정책 동향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