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서명 솔루션 기업 도큐사인(DOCU)의 주가가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간 외 거래에서 17% 넘게 급락했다. 회사 측이 연간 청구액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큐사인의 2026 회계연도 1분기(4월 30일 종료) 조정 주당순이익은 90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8센트 증가했으며 매출은 7억 6,37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로 작년보다 8% 늘어났다. 이는 월가 예상치였던 주당 83센트와 매출 7억 4,920만 달러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정기 구독 매출 역시 전년 대비 8% 증가한 7억 4,62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전문 서비스 매출은 40% 급감한 1,750만 달러에 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드러냈다.
청구액은 4% 증가한 7억 3,9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도큐사인은 이로써 고객 수 170만 명 이상, 누적 사용자 10억 명을 넘어섰다. 회사는 이번 분기 중 인공지능(AI) 기반 계약 자동화 플랫폼 ‘아이리스(Iris)’를 공식 출시했으며, 문서 작성과 검토 과정 전반에 AI 기능이 적용되는 ‘워크스페이스’, 계약 접수부터 실행까지의 흐름을 간소화하는 ‘어그리먼트 데스크’ 등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했다. 세일즈포스(CRM) 및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내믹스 365(MSFT)와의 통합 기능 향상도 함께 발표됐다.
앨런 티게센(Allan Thygesen)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는 제품 로드맵의 진전을 보여준 중요한 시점이었다”며 “지능형 계약관리 시장에서 1만 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익성과 성장 측면 모두에서 건실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연간 청구액 가이던스였다. 도큐사인은 이번에 청구액 전망치를 기존의 33억~33억 5,400만 달러에서 32억 8,500만~33억 3,900만 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금액 자체는 큰 변화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이러한 신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도큐사인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회사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7억 7,700만~7억 8,100만 달러,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31억 5,100만~31억 6,300만 달러로 기존 예상과 유사하거나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청구액 축소는 추후 성장 동력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