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소식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TSLA)가 로보택시 관련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일부 종목은 실적 악화나 실망스러운 전망으로 급락하며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10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0.6% 상승했고, 나스닥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다우지수는 0.3% 상승하며 뒤따랐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대표단이 이틀째 협상을 이어가며 잠재적인 수출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상승장을 주도했다. 인텔(INTC)은 7.8% 급등하며 S&P500 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록 애플(AAPL)이 내년부터 인텔 칩 기반 맥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지난 3월 CEO로 취임한 립부 탄(Lip-Bu Tan)에 대한 신뢰와 칩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카지노 운영업체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ZR)도 분석가들의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5.7% 상승했다. 특히 고유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이 숙박,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매출 확대에 기여한 점이 주목받았다. 이어 테슬라 주가는 5.7% 상승하며 전일에 이어 반등세를 이어갔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는 SNS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기반 호출 서비스인 로보택시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으며, 공개 장소는 텍사스 오스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공개 발언 충돌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양측 간 긴장이 완화되면서 테슬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장기 성장성은 여전하다며 최근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디어 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는 사업 분할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 5% 추가 상승했다. 이번 분할은 HBO 맥스와 영화 스튜디오가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케이블 채널 및 디스커버리 플러스를 중심으로 하는 단독 플랫폼 사업으로 나뉘며, 시장 체질 개선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반면, 식품 업체 J.M. 스머커(SJM)는 실적 부진 여파로 주가가 16% 가까이 폭락했다. 회사는 2025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특히 애완견 간식과 당류 베이커리 제품군에서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병원 운영기업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UHS)는 수술 건수 감소에 따른 우려로 전일에 이어 2.9% 하락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팬데믹 이후 의료 수요의 회복세가 둔화됐다고 언급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번 증시는 미중 협상이 진전된 신호를 보내며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종목별로는 기업 펀더멘털에 따른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와 인텔처럼 기술적 모멘텀을 확보한 종목은 반등했지만, 소비재나 헬스케어 업종에서는 실적 악화 우려가 투자자 심리를 짓눌렀다. 연준의 금리 및 인플레이션 정책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펀더멘털 외 요인이 증시의 핵심 변수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