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GME)이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매입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목적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보다는 경계심이 앞선 결과다.
현지시간 11일, 게임스톱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5,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초기 투자자에게 추가로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더 배정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해당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 하에서 주식 또는 주식과 현금의 조합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전환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회사의 투자정책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기업 활동이나 인수·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목적에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핵심은 게임스톱이 최근 몇 달간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비트코인 금고화’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게임스톱은 올해 초부터 비트코인 확보에 의욕적이다. 올해 5월에는 4,700개 이상의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공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개당 약 10만 9,00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어, 이 회사의 가상자산 보유 규모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집과 맞물린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 발표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이날 정규장에서 약 5%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는 추가로 10% 넘게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특히 전환사채 발행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가능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불가피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게임스톱이 전통적인 게임 유통업체에서 벗어나 디지털 자산운용사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고위험 전환기’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게임스톱은 뚜렷한 수익 개선 여지를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향후 비트코인의 가격 향방과 게임스톱의 전환사채 관리 전략, 그리고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 발표가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게임스톱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