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여파로 미국 증시가 하락했다. 6월 13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S&P500, 나스닥지수 모두 동반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장 불안이 반영됐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의 핵시설 폭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무인기 보복으로 촉발됐다. 즉각적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했고, 연료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항공·크루즈 업종 주가가 속속 하락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UAL), 델타항공(DAL), 카니발(CCL), 노르웨이지안 크루즈(NCLH)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에너지 섹터는 반사 수혜를 누렸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XY), 할리버튼(HAL) 등 주요 석유 관련 종목들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LMT)과 노스럽 그러먼(NOC)도 지정학적 긴장감 속에 강세를 나타냈다.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ADBE)는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가이던스를 상향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보잉(BA)은 전날 인도에서 발생한 787 드림라이너 추락 사고의 여파로 이틀 연속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금 가격도 크게 올랐다. 뉴몬트(NEM)를 비롯한 금광업체 주식은 상승세를 탔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와 미 달러화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국제 에너지시장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금 긴장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계속 오를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재점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