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오브 트로이(HELE)의 주가가 하루 만에 25% 급락하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용 헬스케어 및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이 기업이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실적과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매출 부진과 더불어 새롭게 부과된 미국발 관세가 실적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0.41달러로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1% 감소한 3억 7,170만 달러(약 5352억 원)로 집계돼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매출 감소는 주로 뷰티·웰니스 부문에서 발생했다. 해당 부문은 체온계, 선풍기, 헤어 기기의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약 11% 줄어든 1억 9,37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홈·아웃도어 부문도 보온 텀블러 등 생활용품 매출이 감소하며 10% 줄어든 1억 7,800만 달러에 그쳤다.
브라이언 그래스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를 '도전적인 시기'로 표현하며 전체 매출 감소 중 약 8%포인트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직접적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통상 정책 변화와 거시경제적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인해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한층 악화된 경영 환경을 시사했다.
다만 2분기 실적 전망은 발표했다. 회사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4억 800만~4억 3,200만 달러 수준을 제시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8.9~14% 감소한 수치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억 7,200만 달러(약 6797억 원)를 상당히 하회하는 수준이다.
헬렌 오브 트로이는 대표 브랜드 OXO와 PUR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건강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분기 연이어 실적 둔화를 겪고 있으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관세 정책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관세가 지속되어 공급망 비용 상승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경우, 기업 전반의 경쟁력에 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