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의 거물 WPP(WPP)가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자사 주가가 하루 만에 16% 급락했다. 특히 이번 하향 조정은 2009년 이후 최저 주가를 기록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WPP는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 “경제적 환경이 악화하면서 고객 지출이 눈에 띄게 줄었고, 신규 수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망 하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 측은 연간 매출 증가율이 기존 ‘평년 수준 혹은 2% 감소’에서 ‘3~5% 감소’로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또 핵심 영업이익률 역시 0~1.7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리드(Mark Read) WPP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이 1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6월 들어 성과가 급감하면서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전체 영업환경에 대한 비관적 관점을 공식화한 셈이다.
WPP의 지표 악화는 단순한 고객 위축 수준을 넘는 구조적 신호로 풀이된다. 통상 경기 둔화기에 광고 지출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문이지만, 광고 지출의 회복 탄력성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테크 기반 마케팅 수요가 정체되는 가운데 전통 광고 영역에서는 비용절감 압박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미국 증시에 상장된 WPP 주가는 발표 직후 급락해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정책과 경기둔화 전망이 광고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며, WPP의 실적 부진이 업계 전반에 말하는 함의를 분석 중이다.
한편, WPP는 2분기 실적 부진을 담은 실적 업데이트를 통해, 시장의 눈높이를 낮추며 충격을 줄이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하지만 주요 광고주들의 지출 감축이 지속된다면, 이런 전략만으로는 낙폭을 방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