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7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개한 6월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을 내비친 반면, 다수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2% 목표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회의록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7월 말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내에서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이 분명히 갈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들어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인사들도 있는 한편, 수입관세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기조와 맞물려 당분간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회의록에서는 “몇몇 위원들은 경기 지표가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수의 지지로 인해 실제 인하 결정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면 “일부 위원들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최근의 물가 지표가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적시돼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지난 5월 기준 전년 대비 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연준이 금리 동결을 지속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고용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연준이 급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장 전망은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오는 7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이르면 9월 이후에야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상황을 좀 더 관망한 뒤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 역시 “연준은 여전히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외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준은 좀 더 지켜보면서 관세 등의 영향을 평가할 여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고용 유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책무를 안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부상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더욱 복잡성이 더해지고 있다. 연준이 과연 이번 달 회의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뚜렷한 분열 속에서 정책 결정을 도출할 경우 시장 반응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은 풀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