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화전기 주가가 정리매매 기간 중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해당 종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주가의 이상 급등은 정리매매 특유의 제도적 특성과 투기성 매매가 결합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이화전기는 코스닥 시장에서 오는 9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되며, 10일에 상장폐지가 확정될 예정이다. 정리매매는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종목에 대해 주주가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거래와 달리 하루 수십 퍼센트 이상 오르내리는 비정상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정리매매 첫날인 지난 9월 1일, 이화전기 주가는 기존보다 89.54% 급락한 94원에 거래를 마쳐 사실상 주식 가치가 거의 소멸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9월 3일 오전 10시 58분 기준, 전일 대비 41.30% 오른 130원에 거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에 30% 이상 등락하는 현상은 정리매매 종목에서 드물지 않지만, 근본적인 기업 실적이나 가치와 무관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정리매매 기간 중에는 이른바 '초단타' 매매가 활발히 일어난다. 초단타 매매란 몇 초 또는 몇 분 단위로 매수·매도를 반복해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거래방식이다. 상장폐지라는 뚜렷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수익률만을 보고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주가가 오르는 '묻지마 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정적 또는 투기성 매매가 장기적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리매매는 본질적으로 주식의 최종 처분 기회를 주기 위한 절차이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상장폐지 종목들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정리매매와 같은 고위험 구간에서는 공시 및 주의 문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접근 전, 해당 종목의 재무 상태와 상장폐지 사유, 거래 제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