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14일 나란히 상승 출발하며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강세의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42.37포인트(0.54%) 오른 7,886.38을 기록했고, 장 초반 한때 7,947.69까지 올라 8,000선 돌파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코스닥지수도 같은 시각 5.66포인트(0.48%) 오른 1,182.59를 나타냈다.
이날 시장은 미국 증시 상승세를 국내 투자심리가 이어받는 흐름을 보였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각됐지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0.58%, 1.20% 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특히 엔비디아가 2.29% 오르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57% 상승한 점은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4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라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향후 물가 부담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1조3천73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사실상 떠받쳤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천742억원, 979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최근 6거래일째 이어지는 개인 매수와 외국인 매도의 대치가 이날도 반복된 셈이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2억원, 555억원 순매수를 보이며 현물시장과는 다른 움직임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8원 내린 1,489.8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다소 강해졌다는 뜻이지만, 여전히 1,400원대 후반이라는 점에서 외환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장 초반 약세를 딛고 3.70% 오른 29만4천500원에 거래되며 강한 반등을 보였다. 한때 29만7천원까지 올라 신고가도 새로 썼다. 현대차(0.70%), 엘지에너지솔루션(2.91%), 삼성물산(4.2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7%)도 상승했고, 반면 SK하이닉스는 전날 7.68% 급등한 뒤 이날은 0.96% 내린 195만7천원에 거래됐다. 업종별로는 보험(3.40%), 건설(2.75%), 의료·정밀기기(2.79%), 유통(2.55%)이 강세였고, 운송·창고(-2.86%), 통신(-2.66%), 전기·가스(-2.30%)는 약세를 보였다. 이는 반도체와 성장주 중심의 강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는 업종별 순환매로 번지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841억원, 175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고, 외국인은 1조14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알테오젠이 7.06% 오르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다시 올라섰고, 에코프로비엠(2.49%), 에코프로(3.56%), 레인보우로보틱스(0.11%), 리가켐바이오(0.81%)도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날이 옵션 만기일인 만큼 프로그램 매매와 차익 실현 물량이 지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충격에도 반도체주 강세와 같은 날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기대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주도주 강세 속에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