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남은 미국발 일정들이 코스피의 단기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국내 증시가 당분간 큰 폭의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재료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실적 발표, 그리고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 상장이다. 최근 코스피는 금리와 인공지능 관련 업종 투자심리, 글로벌 자금 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이벤트들은 각각 통화정책 전망,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 흐름, 수급 여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가장 큰 관심은 한국시간 10일 저녁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쏠려 있다. 시장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2%,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9%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상태여서, 실제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지표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공개되는 만큼 시장 파급력이 더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서비스 물가와 근원 물가로 번지는지가 중요하다며 근원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증시 조정의 출발점이 금리 인상 우려였던 만큼 이번 물가 지표가 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를 다시 바꿀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시간 11일 오전 예정된 오라클 실적 발표도 반도체주와 인공지능 관련주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시험대로 거론된다. 시장 예상치는 주당순이익 1.97달러, 매출 190억달러다. 핵심은 숫자 자체보다 오라클의 향후 실적 전망과 잔여수행의무 잔고, 현금흐름 개선 여부다. 잔여수행의무는 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하지 않은 일감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늘어나면 앞으로의 사업 수요가 탄탄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브로드컴이 인공지능 반도체 매출 전망에서 높아진 기대를 채우지 못하면서 관련 종목 전반이 흔들린 전례가 있어, 이번 실적도 비슷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다만 한지영 연구원은 오라클은 이미 시장 기대가 낮아진 상태라서 큰 폭의 실적 충격만 없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예정된 스페이스엑스 상장도 단기 수급 측면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대형 기업공개가 있을 때는 투자자들이 청약 자금을 마련하려고 기존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국내외 증시에서 기존 주도주로 들어가 있던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 아이피오인 만큼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도 수급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결국 이번 주 증시는 물가가 금리 전망을 어떻게 흔드는지, 오라클 실적이 인공지능 투자 기대를 지켜낼 수 있는지, 스페이스엑스 상장이 자금 흐름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가 함께 맞물리며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