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공개 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7월 들어서도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규 상장과 공모주 청약 일정이 크게 줄어든 채 하반기를 시작하면서, 투자 심리 위축이 여전히 시장 전반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주인 6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기업공개 일정은 신규 상장 1건에 그친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 일정은 아예 없고, 전주에서 이어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1건만 진행된다. 통상 기업공개 시장은 금리 수준, 증시 흐름, 투자자 위험 선호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최근에는 상장 도전 기업 수 자체가 줄면서 시장 냉기가 길어지는 분위기다.
이번 주 상장을 앞둔 곳은 실시간 양방향 의료데이터 중계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다. 이 회사는 2017년 설립됐으며, 스마트 병원 중계 플랫폼과 맞춤형 헬스데이터 중계 플랫폼 등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오는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인데,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는 경쟁률 1천511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은 약 3조7천764억원이 모였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2천233개 기관이 참여해 1천2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공모가는 희망 범위인 7천500원에서 1만원 가운데 상단인 1만원으로 확정됐다. 전체 시장은 부진하지만 개별 기업 가운데서는 성장성이나 산업 기대감에 따라 자금이 집중되는 선별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수요예측 일정으로는 기초 의약물질 제조기업 에이치엘지노믹스가 지난 2일부터 오는 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원료의약품을 주요 제품으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288억7천700만원, 영업이익 93억2천800만원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8천500원부터 2만1천500원까지이며, 일반 청약은 13일과 14일로 예정돼 있다. 제약·바이오 계열 기업은 실적과 성장 기대를 함께 평가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 수요예측 결과는 하반기 공모 시장의 온도를 가늠하는 하나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전체 흐름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업홍보·컨설팅업체 아이알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사는 17개, 공모 규모는 총 1조1천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38개, 2조2천95억원과 비교하면 신규 상장사는 55.3%, 공모 규모는 48.7% 줄었다. 상장 추진 기업이 감소했다는 것은 단순히 일정이 미뤄졌다는 차원을 넘어, 기업들이 현재 시장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종목별 차별화가 더 뚜렷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실적 안정성과 성장 서사를 동시에 갖춘 기업에만 자금이 집중되는 구도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