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7월 말보다 크게 늘었지만,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쓰이는 대차거래 잔고는 13.3% 줄었다. 두 지표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반도체 대형주 수급을 두고 기존 공매도 포지션 청산 가능성이 거론됐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최근 집계일인 지난 21일 삼성전자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2조1천215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31일 1조1천127억원보다 90.7%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720억원에서 8천290억원으로 11배가 됐다. 두 종목 모두 공매도 잔고가 커진 셈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린 주식을 매도한 뒤 아직 청산하지 않은 잔고 금액을 뜻한다. 통상 잔고 증가는 주가 하락에 대비하거나 위험을 헤지하려는 포지션이 쌓였다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잔고만으로 주가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대차거래 잔고는 반대로 줄었다. 지난 25일 기준 삼성전자 대차거래 잔고는 22조1천987억원, SK하이닉스는 19조6천404억원이었다.
7월 31일에는 삼성전자 대차거래 잔고가 24조8천492억원, SK하이닉스가 23조3천183억원이었다. 두 종목의 합산 대차거래 잔고는 48조2천675억원에서 41조8천391억원으로 13.3% 감소했다.
종목별 감소율은 삼성전자가 10.5%, SK하이닉스가 15.8%였다. 대차거래는 빌린 주식이 곧바로 공매도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공매도 가능 물량을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본다.
공매도와 대차거래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는 동안 대차거래 잔고가 줄어, 새 매도 압력이 일방적으로 커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에 따른 숏커버 매수세가 유입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새 공매도보다 기존 포지션 정리 흐름이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흐름은 달랐다.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지난 21일 19조7천4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9% 늘었다.
대차거래 잔고도 7월 31일 155조8천632억원에서 지난 25일 164조8천310억원으로 5.8% 증가했다. 시장 전체로는 공매도 잔고와 대차거래 잔고가 함께 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의 공매도 비율이 6월 큰 폭으로 상승하며 10%를 넘기도 했지만, 지난 4일 기준 8%대로 낮아졌다"며 "공매도 비율이 재차 튀어오르지 않는다면 매도 압력 정점은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비율은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본지는 앞서 국내 증시 반등 국면에서도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늘어난 흐름을 보도했다. 당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잔고, 대차거래 잔고가 함께 증가해 상승 기대와 하락 대비가 동시에 쌓이는 구조로 풀이됐다.
이번 통계에서 확인된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매도 잔고 증가와 대차거래 잔고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실제 수급 영향은 공매도 비율과 대차거래 잔고의 다음 집계에서 추가로 드러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