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에너지 인프라와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해 국민성장펀드 자금 3천700억원 지원을 승인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부터 해저케이블, 반도체 기판 생산까지 한꺼번에 뒷받침해 산업 경쟁력과 지역 경제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고 모두 3건의 지원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차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에너지인프라 구축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정부가 정책금융을 통해 대규모 설비 투자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인데, 민간 기업이 당장 부담하기 큰 장기 자금을 보완해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 기반을 빠르게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은 경북 영양군 육상풍력 사업에 배정됐다. 지에스이앤알과 네이버가 영양군 일원에 72메가와트 규모 풍력 발전소를 짓고,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인근 네이버 데이터센터에 장기간 공급하는 사업에 총 2천700억원의 인프라 투융자가 들어간다. 이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 600억원은 19년 만기의 장기 대출로 지원된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대표 시설인데,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전력 인프라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알이이100(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제 캠페인)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지방의 발전 사업과 기업의 전력 수요를 연결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지원은 에너지 전송망과 반도체 공급망 보강에 맞춰졌다. 해저케이블 양산 기업인 엘에스전선에는 초고압 해저케이블 양산시설과 시험설비 증설을 위해 800억원을 저리로 대출한다. 전력망 확충,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이 본격화하면 대용량 전기를 멀리 보내는 송전 설비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데, 이를 국산 장비와 기술로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또 충북에 있는 차세대 메모리 기판 생산 기업 심텍에는 생산공장 증설 자금 200억원을 저리 대출한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은 한 분야의 생산 차질이 전체 공급망에 영향을 주는 구조여서, 정부는 기판 같은 핵심 부품 생산능력 확대를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국민성장펀드의 누적 지원 실적은 19건, 총 13조6천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정책금융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을 넘어 에너지 전환, 인공지능 인프라, 반도체 자립 같은 중장기 과제를 떠받치는 수단으로 성격이 바뀌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대규모 전력 인프라와 첨단 제조업 투자에 대한 장기·저리 자금 지원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