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유럽연합(EU) 채권을 외국정부채 면제 목록에 추가하는 규정 개정안을 제안했다. 채택될 경우 EU 채권을 기초로 한 선물계약의 마케팅과 거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전속 관할 아래 놓인다.
SEC는 한국시간 29일 1934년 증권거래법상 규칙 3a12-8 개정안을 공개하고, EU 채무증권을 선물 마케팅과 거래 목적에 한해 '면제 증권'으로 지정하는 목록에 넣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종 규칙 채택이 아니라 제안 단계다.
규칙 3a12-8은 특정 외국 정부 채무증권을 선물 거래 목적상 면제 증권으로 지정하는 SEC 규정이다. SEC는 제안문에서 EU 채권을 기초로 한 선물계약의 마케팅과 거래를 CFTC 전속 관할로 두는 취지라고 밝혔다.
핵심은 일부 EU 회원국 국채는 이미 규칙 3a12-8 적용 대상이지만, EU 자체가 발행한 채권은 같은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SEC는 이번 개정안이 이 차이를 줄이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폴 앳킨스(Paul S. Atkins) SEC 위원장은 "여러 EU 회원국 채권은 포함됐지만 EU 자체 채권은 빠져 있던 공백이 시장에 신뢰보다 혼란을 낳는 불일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안이 투자자 보호를 유지하면서 규제 공백을 닫기 위한 CFTC와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EU 채권 선물의 마케팅과 거래에 한정된다. SEC는 기초자산인 EU 채권 발행 자체는 계속 연방 증권법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선물계약의 감독 관할을 CFTC로 정리하더라도, EU 채권의 공모나 유통에 관한 증권법상 판단까지 면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파생상품의 거래 규율과 기초 채권의 증권 규율을 분리해 다루는 구조다.
SEC는 이번 개정안이 규칙 3a12-8에 이미 포함된 여러 EU 회원국 채권 선물의 규제 처리와 EU 채권 선물의 처리를 맞추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규칙은 일부 EU 회원국과 다른 외국 정부의 채무증권을 적용 대상으로 두고 있다.
미국 금융 규제에서는 같은 자산이라도 현물, 증권, 선물, 옵션 등 거래 형태에 따라 관할 기관이 갈릴 수 있다. SEC와 CFTC의 경계 정리는 가상자산 분류와 관할 기준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반복돼 온 쟁점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번 사안은 미국 파생상품 규제에서 '외국정부채' 범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의 문제로 읽힌다. EU가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회원국 국채와 별개로 다루던 기존 틀을 조정하려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SEC는 기존 규칙 3a12-8의 실질 요건과 다른 조항은 그대로 둔다고 밝혔다. 제안문은 SEC 웹사이트에 공개됐으며, 연방관보 게재 뒤 60일 동안 의견수렴이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