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이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권도형에 대한 심리 일정을 긴급히 잡으며, 그의 유죄 답변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권도형이 출석하는 법정 회의를 열 예정이며, 재판을 맡은 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ayer) 판사는 이날 권씨가 혐의에 대한 답변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권도형이 일부 혐의 또는 전면에 대해 기존의 무죄 주장을 접고 유죄를 인정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권도형은 지난 1월, 몬테네그로의 장기 송환 소송 끝에 미국으로 이송된 후 총 9건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해당 혐의에는 증권 사기, 전자통신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번 기일 통보로 인해 그가 입장을 선회할지 주목된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피고인은 유죄를 인정하려는 범죄 혐의의 구성 요소를 포함하는 자기 진술 allocution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피고인 변호인에게 “공개 법정에서 낭독할 수 있도록 해당 진술서를 작성해 도와줄 것”을 권고했다.
이번 일정은 권도형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낸다. 일각에서는 유죄 인정이 예상보다 일찍 현실화될 경우, 테라USD와 루나 붕괴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사법적 책임소재가 의외로 빠르게 정리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도형은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해 테라USD(UST)와 루나(LUNA) 생태계를 주도했으나, 2022년 붕괴 이후 약 400억 달러(약 55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자 손실을 야기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피고 답변 변경이 이 거대한 부실 사태의 향방에 어떤 분기점을 제공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