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AMD(AMD)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월가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 강화* 여파로 AMD가 AI 관련 핵심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기 실적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AMD 목표주가를 기존 110달러에서 10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BofA는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수출 면허 요건이 사실상 AMD의 'MI308' AI 가속기 칩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와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AMD는 만약 해당 제품의 수출이 불가능할 경우, 최대 8억 달러(약 1조 1,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비슷한 사안에 직면한 엔비디아(NVDA)는 최대 55억 달러(약 7조 9,200억 원)의 일회성 비용 처리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도이치뱅크도 지난 4월 말 AMD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05달러로 내렸고, 웨드부시 증권 역시 같은 시기에 목표주가를 150달러에서 115달러로 대폭 낮췄다. 다만 투자자 리서치 플랫폼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현재 AMD를 커버하는 12명의 애널리스트 중 절반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123.50달러로, 현 주가 대비 약 25% 높은 수준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장기 성장 동력*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AI에 대한 투자는 규제 환경과 무관하게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META)는 올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본지출을 640억~72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알파벳(GOOGL)도 각각 800억 달러, 750억 달러 수준의 AI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다.
씨티는 이에 대해 "AI 인프라 구축은 하이퍼스케일 기업들에게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들은 수출 규제에 따른 비용도 감수할 의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AI 인프라에 따른 수요 증가가 AMD와 같은 기업에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AMD는 이번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71억 3,000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94센트, 즉 15억 5,000만 달러(약 2조 2,300억 원)의 조정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55% 이상 늘어난 36억 3,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AI 수요 급증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올해 들어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AMD는 단기적인 수출 제약이라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성장 요소에서 여전히 유망한 기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발표될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