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DuPont)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두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전자 부문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 수요가 고조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예고한 새로운 ‘관세’가 연간 6000만 달러(약 864억 원)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수익성에 대한 경계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듀폰은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 1.03달러와 매출 30억 7,000만 달러(약 4조 4,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조사기관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의 예상치를 각각 상회한 수치다. 특히 11월 분사 계획이 있는 전자사업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1억 2,000만 달러(약 1조 6,100억 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고급 반도체 공정과 AI 기술 적용 수요 증가, 중국 내 강한 수요 회복이 뒷받침됐다”고 밝혔다.
로리 코크(Lori Koch) 최고경영자(CEO)는 “전자, 헬스케어, 수처리 분야 등이 지속적으로 견조한 주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4월까지의 실적도 당초 기대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회계 책임자인 안토넬라 프란첸(Antonella Franzen)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로 인해 올해 약 0.10달러의 주당 손실 또는 총 6000만 달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세 영향을 선반영하지 않을 경우 주당순이익이 4.30~4.4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4.27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듀폰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 미만 상승에 그쳤으며, 올해 들어서는 약 12% 하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전자부품 부문의 탄력이 인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관세 리스크가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신중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듀폰은 미중 무역환경의 전개 양상,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관세라는 외부 변수와 맞물려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 속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전자 사업부 분사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