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ZN)이 1분기 실적에서 월가 기대를 웃도는 성적을 냈지만, 전망과 클라우드 부문 실적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 특히 3분기 연속 매출 목표에 미달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둘러싼 우려가 부각되며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이번 분기 아마존의 주당순이익은 1.59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1.36달러를 상회했다. 매출 역시 1,556억 7,000만 달러(약 224조 1,000억 원)를 기록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550억 4,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104억 3,000만 달러에서 대폭 증가한 177억 3,000만 달러(약 255조 3,000억 원)로 집계됐다.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CEO)의 유통 물류 비용 절감 노력과 AI 기반 효율화 전략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분기 가이던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1,590억~1,640억 달러(약 229조~236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월가 전망치인 1,609억 달러를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130억~175억 달러로 제시되며, 중간값이 시장 기대치 176억 4,000만 달러에 미달했다. 이와 관련해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CFO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소비 수요와 공급망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실적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실제 아마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다수의 서드파티 판매자들은 중국 생산 공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세 인상이 직간접적인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 집행 축소나 가격 인상 등의 방어 전략이 일부 가맹점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아마존의 핵심 수익원인 AWS는 이번 분기 292억 7,000만 달러(약 42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294억 2,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증가율도 직전 분기의 18.9%보다 둔화됐다. AWS는 아마존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가장 수익성 높은 부문임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대비 성장률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소식이 있었다. AWS 부문의 영업이익은 115억 5,000만 달러로, 시장 기대치 105억 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은 39.5%에 달하며 최근 10년 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AWS는 최근 AI 에이전트 분야의 신규 사업 진출과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 그리고 트레이니엄2 등 고성능 칩 인프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총설비투자(capex)는 1050억 달러(약 151조 2,000억 원) 규모로 계획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재시 CEO는 “AI 인프라 비용은 장기적으로 자사 맞춤형 칩 덕분에 낮아질 것”이라며, 현재 AWS의 AI 관련 연간 매출이 이미 수십억 달러 수준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 향후 더 많은 트레이니엄2 및 차세대 엔비디아 인스턴스가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도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광고 부문 실적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아마존의 광고 매출은 139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 137억 4,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관세로 인한 소비 위축 가능성 속에서도 광고 실적이 견조함을 보여준 결과다. 그러나 구글과 스냅 역시 관세 여파로 광고주들이 지출을 줄일 가능성을 경고한 만큼, 아마존의 광고 부문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들어 아마존 주가는 이미 13% 이상 하락한 상태에서 이번 시간외 하락까지 겹치며 시장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과 클라우드 성장 둔화가 복합 작용해 향후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