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플랫폼 스트라바(Strava)가 22억 달러(약 3조 1,600억 원) 밸류에이션을 기록하며 새로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한 성장세를 탄 후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은 헬스 분야에서 이 같은 가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TCV, 잭슨 스퀘어 벤처스(Jackson Square Ventures), Go4it 캐피털도 참여했다. 자금 유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채가 포함된 복합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바는 앞서 2020년 투자 라운드에서 15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은 바 있다.
신규 투자 소식과 함께 스트라바는 두 건의 인수도 발표했다. 사이클링 훈련 앱 더 브레이크어웨이(The Breakaway)와 런던 기반의 러닝 트레이닝 앱 루나(Runna)를 각각 인수하며, AI와 디지털 트레이닝 기능 강화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특히 더 브레이크어웨이는 약 290만 달러(약 41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 트러키에 본사를 둔 더 브레이크어웨이는 사이클리스트를 위한 맞춤형 트레이닝 솔루션을 제공해 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스트라바의 기능적 확장이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루나는 사용자에게 AI를 기반으로 러닝 계획을 설계해주는 서비스로, 피트니스 시장에서 스트라바와 유사한 타깃층을 지니고 있다.
팬데믹 당시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로 주목받았던 스트라바는 현재 1억 5,0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러닝, 사이클링, 하이킹 등 30여 종의 운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 간 활동 공유가 가능한 소셜 피드도 제공해, 커뮤니티 중심의 피트니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마이크 마틴(Mike Martin) CEO는 "2024년 한 해 동안 신규 가입자가 50% 이상 증가했고, 회사는 곧 연간 반복 매출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신규 자금은 핵심 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용자 기반 확장, 인수합병 속도 가속화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트라바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반적인 피트니스 스타트업 시장은 침체 국면을 맞았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관련 기업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유치한 자금은 총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8,100억 원)로, 2021년 기록한 62억 7,000만 달러(약 9조 원)에서 80% 가까이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스포츠 및 건강 앱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영향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번 스트라바의 고밸류 투자 유치는 위축된 헬스 분야에서 드물게 확인된 긍정적 신호로, 향후 유사 서비스들의 반등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