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사 플랜이어(Planyear)가 1,200만 달러(약 173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트루 벤처스(True Ventures)가 주도했으며, 플랜이어는 자사 '비콘(Beacon)' 플랫폼의 기술 고도화 및 제품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플랜이어는 복잡한 건강보험 컨설팅 업무를 자동화해주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보험 컨설턴트의 업무 중 최대 70%를 차지하는 반복적이고 수작업 중심의 과정을 대체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를 정리하고 수동으로 입력하는 번거로운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가치가 더 높은 고객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사 창업자인 타리크 힐랄리(Tariq Hilaly) CEO는 직접 보험 중개 업계에 몸담으며 느낀 비효율에 주목했다. 그는 헬스케어 산업 전반이 낡은 소프트웨어와 문서 중심의 업무 처리 방식에 발이 묶여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여전히 1980년대 등장한 전자 데이터 교환(Electronic Data Interchange, EDI)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지나치게 더디다는 비판을 받는다. 힐랄리는 이런 현실을 "API가 존재는 하지만, 여전히 주류 기술로 자리잡지 못한 산업"이라 표현했다.
플랜이어가 주목한 핵심 문제는 미국 의료 컨설팅 업계가 연간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지출을 관리하면서도 대부분의 절차가 엑셀 시트와 이메일, 수동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월 보험 갱신 시즌에는 고객의 65~70%가 계약을 갱신해 업무 부담이 정점에 이른다. 힐랄리는 당시를 회상하며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랜이어는 다중 문서 자동화, 고객별 맞춤 콘텐츠 작성, 마이크로사이트 구축 및 자료 표준화 기능을 플랫폼에 탑재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덕분에 콘텐츠 제작 시간은 최대 95%, 수동 입력 업무는 75%까지 단축할 수 있다.
플랜이어는 현재 미국 상위 20대 보험 중개사 중 8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중소 기업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대형 기업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시장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EPIC 인슈어런스 브로커스의 직원 복지 부문 사장인 크레이그 해스데이(Craig Hasday)는 "AI 기술로 보험 중개 산업의 경제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데이터 정확도와 가격 책정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며 고객과 보험사 간의 상호작용 또한 더 정교해질 것"이라 평가했다.
플랜이어는 AI 기반 상담 도우미 기능도 도입해 직원들의 복지 관련 문의를 자동으로 응답하게 한다. 이는 24시간 운영되며 약 57%의 문의를 인공지능이 처리하고, 나머지는 전문가에게 연결된다.
이번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회사는 고객사 확장 및 보험사·총판과의 통합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판매 조직을 확장하고,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헬스케어 기술 시장의 빠른 진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힐랄리 CEO는 "플랜이어는 보험 중개사를 위한 AI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디지털 기술로 터보차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