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미스트랄AI(Mistral AI)가 아랍에미리트(UAE) 기반 투자사 MGX와 함께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의 지분 및 부채 투자 유치 협상에 나섰다. 이 자금은 프랑스에 신설될 클라우드 서비스 ‘미스트랄 컴퓨트(Mistral Compute)’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블룸버그가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당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조건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에는 수억 유로 규모의 부채 조달이 포함되며, 이는 미스트랄이 단순 AI 모델 개발 기업에서 종합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투자 논의가 성사된다면 MGX와 미스트랄의 기존 파트너십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이미 엔비디아(NVDA)와 협력해 유럽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AI 주권 확보’ 전략의 중추로 평가받고 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 협력 관계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비바테크(Viva Tech) 2025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직접 패널 토론에 참석해 미스트랄과의 협력을 “국가의 기술 자립에 결정적인 전환점”이라며 환영했다. 같은 자리에 배석한 아르튀르 멩쉬 미스트랄 CEO는 “앞으로는 모델뿐 아니라 우리가 직접 배포하는 디지털 인프라 위에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스트랄은 AI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애플의 시리, 구글의 바드와 경쟁할 수 있는 추론 기반 대형언어모델 ‘마지스트랄(Magistral)’ 시리즈를 공개했고, 이보다 앞선 시기에는 AI 코딩 어시스턴트 ‘미스트랄 코드’와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에이전트 API’를 연이어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미스트랄의 최근 분기 매출이 세 배 이상 증가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 대부분은 유럽과 미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지만, 멩쉬 CEO는 "미국 내 성장세 또한 상당히 빠르다"고 덧붙였다. 미스트랄은 지난해 약 3,000만 달러(약 432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2024년 6월에는 제너럴 캐털리스트(GC)가 주도한 6억 4,000만 달러(약 9,216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를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로 평가받았다.
이번 신규 투자 협상이 성사된다면, 미스트랄은 단순히 ‘모델 제작’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AI 클라우드 인프라로 유럽 내 입지를 강화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AI 주권을 꿈꾸는 프랑스 정부의 의지가 민간 혁신과 손잡고 본격적인 산업 지형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