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가 인공지능 분야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강력한 인재 영입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새롭게 출범한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소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의 최고 과학자로 셩자오 자오(Shengjia Zhao)를 선임했다고 25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자오는 오픈AI(OpenAI)에서 GPT-4 개발을 이끈 공동 창립 연구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자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에서 최고 과학자로 새롭게 합류하게 되어 매우 기대된다”며 “인류를 위한 초지능(ASI)을 이곳의 훌륭한 팀과 함께 구축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커버그와 함께 자오의 연구를 이끌 파트너로는 최근 메타가 49% 지분을 인수한 스케일AI(Scale 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 AI 책임자로 내정된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이 있다.
자오는 GPT-4, GPT-4o를 포함한 여러 생성형 모델에 심도있게 기여해왔으며, AI 공정성 및 생성모델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NeurIPS, ICML, ICLR 등 글로벌 AI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만큼 학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메타의 이번 인사는 초거대 AI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CNN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메타는 오픈AI, 애플(AAPL), 구글(GOOGL), 앤트로픽 등 경쟁사로부터 주요 인재를 대규모로 영입했다. 이중 일부 인재는 연간 1,000만 달러(약 144억 원) 이상, 경우에 따라 4년간 최대 3억 달러(약 4,320억 원) 수준의 보상을 제안받았다는 내부 정보도 제기됐다. 심지어 벤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는 한 AI 연구원에게 4년간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처럼 메타는 '초지능' 개발을 차세대 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보고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우리는 자본 조달 없이 자체 수익을 기반으로 수백조 원 규모의 컴퓨팅 자원에 투자해 인공지능 초지능을 만들 것”이라며 MSL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개편을 직접 설명했다.
메타 내부 AI 연구조직인 FAIR(Fundamental AI Research)는 기존대로 유지되지만, MSL은 보다 제품화되고 사명 중심의 결과물 도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공개된 대규모 오픈소스 모델 '라마 4(Llama 4)'의 혼란스러운 반응에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라마 4는 2025년 4월 공개 이후 중국발 경쟁 모델 딥시크(DeepSeek), Qwen 등에 밀려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러 개발자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적용 성능 저하, 벤치마크 결과의 불명확성 등 비판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오의 합류는 메타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엔비디아(NVDA)의 로보틱스 디렉터이자 자오의 스탠퍼드 동문인 짐 팬(Jim Fan)은 “자오는 내가 아는 가장 영리하고 겸손하며 열정적인 과학자 중 한 명”이라며 “MSL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힘을 실었다.
이번 발표는 메타가 AI 기술을 단순히 미래 가능성이 아닌, 현실적 주도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저커버그는 이제 ASI가 공상과학이 아닌 차세대 핵심 기술 플랫폼이며, 메타가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