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 접목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9월 3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산업 AI 엑스포’에서는 국내외 1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산업용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AI와 산업의 융합,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다’를 주제로, 반도체와 자동차에서부터 조선, 전자, 바이오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제로 활용 중이거나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 솔루션이 대거 공개됐다. 글로벌 기술 기업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LG CNS, HD현대 등 굵직한 국내 기업들도 함께해 기술력과 상업성을 동시에 선보였다.
행사에서는 기업 간 비즈니스 미팅은 물론, 기업설명회(IR)와 투자 유치를 위한 피칭 등이 병행돼 산업용 AI 사업화 촉진에도 힘이 실렸다. 특히 제조업, 물류, 에너지 등 전통적인 산업군에서 AI를 어떻게 융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 사례가 공유되며 기술을 둘러싼 이해의 폭을 넓혔다. 학계와 산업계 AI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술 세미나 역시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행사 기간 중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10대 주요 산업 협회와 ‘수요 기반 제조 데이터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형 매뉴팩처링-X(M-X)'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 차원으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각자의 제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핵심 목표를 두고 있다. 이 플랫폼은 AI 활용의 핵심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위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산업부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업이 고도화된 AI 기술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점차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감찬 산업정책관은 “고품질 제조 데이터를 안전하고 민간 자율적으로 공유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제조 분야의 AI 전환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AI의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기존 제조업의 구조적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 플랫폼이 정착된다면 향후 중소 제조기업까지 AI 전환의 수혜를 받을 수 있어,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