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소프트(UBI)가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 산업에 접목하는 데 한층 속도를 높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레이어제로(LayerZero)의 상호운용성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탈중앙화 검증 네트워크(DVN)’를 공식 출범했다. 이번 조치는 여러 블록체인 환경 사이에서 자산의 안전하고 원활한 전송을 가능케 하며, 게임 세계 내 디지털 소유권의 새로운 표준 구축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DVN은 유비소프트의 대표 프랜차이즈에서 생성되는 게임 내 자산을 ‘신뢰 불필요’한 방식으로 검증하고, 자산 이동 시 보안성을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검증 데이터는 탈중앙 방식으로 처리되며, 이를 통해 기존 중앙화 구조가 가진 보안 취약점을 보완한다. 나아가 유저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NFT, 게임 아이템, 통화 등을 하나의 게임 생태계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DVN의 핵심 동력인 레이어제로는 이른바 ‘오미체인 메시징 프로토콜’을 활용해 이더리움, 폴리곤, 솔라나 등 130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연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복수 체인 간의 자산 이동이 기존보다 훨씬 투명하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으며, 유비소프트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게임 퍼블리셔에게 자산 이동에 대한 완전한 제어권을 제공한다.
유비소프트는 이미 2021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에 앞장서며 업계에서 주목받아왔다. 이번 DVN 도입과 레이어제로와의 협업은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결실이다. 회사 측은 DVN이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서, 블록체인 게임의 보편화를 이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디에 제누부아(Didier Genevois) 유비소프트 수석 프로듀서는 공식 성명에서 “DVN 출시는 보안성과 확장성 모두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라며 “이제 우리는 게이머가 어느 체인에 있든 자산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레이어제로의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펠레그리노(Bryan Pelligrino) 역시 이번 협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유비소프트의 결정은 상호운용성과 분산형 생태계의 미래를 선도하는 본보기”라며, “이러한 접근이 새로운 게임 산업의 표준을 형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유비소프트는 약 23억 2,000만 유로(약 3조 3,408억 원)의 예약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시장성을 가진 대형 게임사가 레이어제로를 선택한 것은 해당 프로토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재 레이어제로는 400개 이상 애플리케이션의 기반 기술로 채택돼 있으며, 페이팔, 에세나, 퍼지펭귄 등 300여 개 팀이 이를 활용 중이다. 지금까지 체인 간 메시지 전송 횟수는 1억 4,000만 건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