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한층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법정화폐 연동형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국가 간 송금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15일 KISA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AI(인공지능)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SK증권, 신한금융그룹, DB손해보험, 현대건설 등 대기업과 중소 블록체인 기업이 손잡고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함께 실험해보는 자리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함께 개발할 시스템이 '법정화폐와 연동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다는 점. 쉽게 말해, 한국 원화나 미국 달러 등 실물 화폐의 가치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자산을 통해 국경을 넘어 손쉽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암호화폐의 장점인 빠르고 낮은 비용의 거래를 국가 간 금융 시스템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이런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서비스는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해, 대기업 금융기관과 제도권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스타트업들과의 접점도 넓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업 참여 조건은 창업 9년 미만이고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다. 선발된 6개 기업은 각 대기업과 짝을 이루어 AI 기술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다.
KISA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금융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법정화폐 연동형 디지털 자산 기반의 송금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융권이 직접 손을 잡고 참여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암호화폐 활용 범위가 넓어질 길이 열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