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규제 확립을 본격화하며 암호화폐 입법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미국 상원은 'GENIUS법안'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담은 법안을 사전 투표에서 찬성 66표, 반대 32표로 통과시켰다. 이는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운용과 감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려는 첫 전면 입법 시도로 평가된다.
GENIUS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에게 자본 요건, 준비금 보유, 시장 감시 등 구체적 조건을 명시하며, 미국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조율하에 감독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안 통과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도권 금융 내 위치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테더(USDT)나 USD코인(USDC)처럼 글로벌 유통망이 형성된 암호화폐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는 별도로, 하원에서는 톰 에머 공화당 하원의원이 '블록체인 규제 확실성법(Blockchain Regulatory Certainty Act)'을 다시 발의하며 양원에서 동시에 암호화폐 친화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자와 개발자들을 기존 금융 규제에서는 제외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공화·민주 양당 의원의 지지 속에 추진되고 있다. 특히 탈중앙화 노드 운영자, 스마트 계약 배포자, 지갑 개발자 등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기술 혁신을 저해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는 암호화폐 규제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으며, 이러한 입법 움직임은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가상자산 산업 지지 의사를 밝힌 이후, 연방 및 주 차원에서 제도적 접근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상도 눈에 띈다.
업계는 이번 상원의 GENIUS법안 통과와 하원의 블록체인 규제 확실성법 재발의를 두고 미국이 본격적인 암호화폐 제도 정비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이틀 간격으로 상·하원에서 각각 주요 법안이 가시적 진전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몇 달간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 규제 지형은 가히 결정적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